발자1취

주간일기 (달리기, 밥, 달리기, 쇼핑)

미칠왕 2023. 4. 10. 23:53

 

저를 찾아보세요^^


이번주는 ARC 2주차였고, 이번에도 3회의 세션을 모두 참여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만,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려면 초반에 개근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물론 점점 일면식을 쌓아나가 익숙해진 친구들이 생겼다. 월요일에는 Lars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정보를 공유했다. 독일의 교육체계 및 스포츠 교육이 독특했다. 독일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스포츠를 학교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해 주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해당 스포츠로 커리어를 밟을지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스포츠 등에 있어 독일은 학창시절부터 운동부가 아니어도 잘 접할 수 있게끔 되어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상당히 생활체육면에 있어 매우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는 해외의 운동선수와는 달리 취미에서 시작하여 선수로 발전하는 경우가 잘 없고, 엘리트 체육인을 저학년에서부터 양성시킬 목적으로 '운동부' 커리큘럼을 짜 놓는 것 같다. 따라서 국가대표 운동선수와 일반인의 경계가 갈리고, 생활체육으로서의 확장성도 타국에 비해서는 제한되어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꾸준히 스포츠 동호회가 유지되고 있고, 특히 마라톤, 피트니스 열풍이 점차 고조화되어 생활체육이 전성기를 맞은 것 같기는 하다. 생활체육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독일과 같은 스포츠 교육 시스템이 도입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렇게 달리며 드문드문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마지막 3마일은 치달리기를 했다. 4분 초반대의 경우 작년에는 거의 엄두도 못냈는데, 2주 연속으로 달리니 월등하게 느는 것이 느껴진다. 화요일은 운동을 쉬었고, 수요일은 헬스장에서 오랜만에 데드리프트를 실시했다. 190정도로 무게가 낮아지기는 했다. 아무래도 무산소 운동보다는 유산소 운동에 신경을 써서인지, 중량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듯 하다. 
 
목요일도 트랙 훈련을 했는데, 매우 힘들었다. 특히 퇴근 후 칙필레 세트를 허겁지겁 먹고 2시간 뒤에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니 먹었던 쉐이크가 올라올 뻔 하기도 했다. 목요일 훈련내용은 800m 웜업, 1K x 6회 인터벌에 90초 휴식, 5분 휴식 후 400m 질주 x 6이었다. 매우, 매우 힘들었지만 같이 뛰는 친구들이 있어 간신히 모두 뛸 수 있었다. 한명은 이번에 또 새로 들어왔는데, 고프로를 들고 있었다. 나를 찍어달라고 했다. 내가 착용하고 있던 헤어밴드가 멋있어보인다고 했다. 이 헤어벤드는 예전에 크로스핏 유튜버가 만든 것이었는데, 신축성도 좋고 무엇보다도 이마의 땀이 눈을 적시도록 하지 않게 하는데에 최적의 용품이었기 때문에 대회날마다 애용했다. 좋은 훈련이었다.

ARC track run.
라스가 찍어준 나.


 
금요일에는 전날의 인터벌 트레이닝으로 인해 매우 피로해진 내 다리를 고려하여, 스쿼트를 스킵하고 상체운동을 실시했다. 그래도 중량 턱걸이와 벤치는 무게가 유지되었다. 근육을 성장시키려면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가 줘야 하는데, 빡센 러닝을 병행하다보니 그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대한 운동 루틴을 고루 분배하여 대회에 적절한 몸을 만들겠다!
 
토요일은 저번주와 같이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처음에는 이슬비가 내렸다는 것이다. 곧이어 심해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처음에는 km당 5분 중반대로 천천히 달렸다. 그래서 옆사람과 이야기도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10k후 주유소 편의점에서 휴식을 가졌다. 뭔가 엄청 힘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힘들었다. 후반대에 뛰다보니 어느새 비가 억세처럼 쏟아졌다. 달리다보니 나는 선두의 2명과 같이 가고 있었고, 일행은 뒤에서 보이지 않았다. 나는 내 시계가 방향을 가르키고 있으나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빠른 페이스의 두 명을 계속 따라갔다. 

ARC saturday long run


 
나는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듣고 마라톤에 많이 출전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명 다 Sub-3 멤버들이었다! 나는 혀를 내둘렀다. 마라톤 풀코스를 세 시간 이내에 주파한다는 것은, 평균 km당 페이스를 4분 초반대로 가져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고, 4분 초반은 나에게 있어 가장 최대의 노력을 요하는 단계였다. 그리고 나는 그 페이스를 5km정도까지밖에 유지하지 못한다. 매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다다음주에 Helenback 산악마라톤을 나간다는 소리를 듣고, 너 정도면 제한시간 내에 무조건 완주한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산악마라톤 풀코스는 뛰어봤는데, 유일하게 걱정되는 건 제한시간이 7시간이라는 점이야."
"7시간? 그정도면 빠르게 걷는 페이스밖에 안되는데, 너 체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할듯!"
 
그러고나서는 둘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 페이스를 올려붙였다. 나중에 내 스트라바 기록을 확인하니 마지막 5k는 4분 초반대였다. 그건 약 10도 경사의 업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에는 정말 매우 힘들었다. 끝까지 달리니 고생했다고 주먹을 맞대어 주었다. 정말 여기 세계는 알면 알 수록 괴물들이 차고 넘치는 곳인 것 같다. 우리 셋은 코스를 완주하고도 뒤의 인원들도 볼 겸 쿨다운으로 1마일을 더 뛰었다. 
 

서브3 친구들과 함께.


토요일은 이렇게 폭우속에 또 장거리 러닝을 마무리하고, 점심으로 둘루쓰에서 짬뽕을 먹었다. 팁에 세금까지 포함하여 18불이었기에 매우 비쌌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가끔 한번 먹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장을 보고 집에 와서 휴식을 취했다.
 
어제인 일요일에는 오전에 수영장에 갔다. 내가 등록한 LA 피트니스는 정말 복합 체육시설이라 불러도 된다. 수영장에 헬스장, 스피닝장, 농구장에 베드민턴장까지 다 있었다. 나는 훗날 있을 철인삼종이라는 장대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현지에서 첫 수영을 하러 갔다. 
 
수영장에 들어가니 스파가 있어, 전날 피로도 풀 겸 스파에 들어갔다. 따뜻한 것이 매우 좋았다. 한국에서 수영을 아주 조금 했지만, 수영장에 발을 담그고 앞으로 나가려 하니 감을 잃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서 25m만 이동하는 데에도 매우 힘이 들었다.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움직이는 방법밖에 없어보인다. 중간에 레인을 바꾸려 물에서 나오는데,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지고 말았다. 필리핀계로 보이는 할머니와 아저씨가 괜찮나고 다가오셨다. 나는 그다지 심하게 넘어지지 않고, 왼손으로 낙법을 해서 괜찮았다. 

수영. 오랜만이라 너무 힘들었다!


 
수영장에서 나와 나는 전부터 가고싶었던 스포츠 전문매장인 아카데미로 향했다. 거기에는 각종 스포츠 용품과 옷, 그리고 캠핑용품과 심지어 사냥용 총까지 판매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범위가 넒은 만큼 다루는 것도 매우 많았다. 신발부터 아이스백, 탄피, 카멜백, 전투식량, 캠핑용 장작, 파워랙까지 판매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별천지인 곳이었다. 나는 홀린듯이 1시간을 거기에서 보냈다. 자전거도 꽤나 좋아보이는 품질이 진열되어 있었다. 너무 신기했다. 그마만큼의 소비층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전문 매장이 운영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보면 미국의 아웃도어, 피트니스 인구층이 많은 것이 부럽기도 하다. 

탄피. 깜짝놀랐다!
현지 유명브랜드 '예티'. 보온, 보냉이 탁월한 제품을 주로 내세운다.


 
나는 지금 정말 막연한 생각이지만, 인턴 생활을 마치고 직장에 다니면서 스포츠 유통 및 커뮤니티 전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물론 한국이라는 시장은 레드오션인 것은 맞다. 그러나 미국에 살면서 한국에서는 경험해보거나 본 적 없는 신기한 문화나 물건이 많았고, 그러한 틈새 시장을 노리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하다못해 소규모의 스포츠 용품 수입도 생각하고 있다. 붕어빵 장사라도 자신의 일을 해야 성공한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물론 어려움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올인하지 않고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가다 보면 경제적으로 진정 자립하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저녁에는 집 주변에서 자전거를 탔다. 아직 자전거는 마을 주변을 벗어난 적이 없다. 차가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 철인3종 도전을 위한 싸이클 훈련은 그룹을 찾던지, 아니면 안전한 장소를 찾던지 해서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 방법밖에 없을 듯 하다. 
 
내 3주간의 일정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이렇다. 
4/10 - ARC 정규런, 4/13 -ARC 트랙훈련, 4/15 피치트리 5K 대회 출전 및 오후 오픈워터 수영 배우기
4/17 ARC 정규런, 4/20 아틀랜타 클라이밍 클럽 정규모임 참여, 4/22 Helenback 산악마라톤 참여, 4/29~30 채터누가 주변 암벽등반.
 
1년이라는 시간이, 훗날 돌아보면 결코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열심히 경험하자!